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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변한 트럼프와 한반도: 우리는 과연 얼마나 걱정해야 하는가? (1)

박상현 2017년 04월 11일

지인 중에 외국에 사는 사람들이 있다면 최근에 “한국 지금 위험하지 않아?” “전쟁 나는 거 아냐?”하는 말을 한 번쯤은 들어봤을 것이다. 한반도가 원래 휴전상태에 있는 지역이라 위험은 항상 존재해왔지만, 근래 들어 부쩍 불안하다는 말이 나오는 데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 하나는 미국이 시리아에 59발의 토마호크 크루즈 미사일을 쏘아 공격했기 때문이고, 다른 하나는 미국의 항모 칼 빈슨을 한국으로 보냈기 때문이다. 이 두 가지 뉴스는 우리에게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을까?

일상적 상황과 비일상적 상황

국제 정세와 관련한 뉴스를 볼 때는 일상적인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구분해야 한다. 가령, 칼 빈슨 항모가 부산항에 입항한다는 뉴스는 종종 듣기 때문에 일상적인 일에 가깝게 들리지만,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 한국에 원래 주둔하고 있지 않던 미국의 병력이 한국에 올 때는 두 가지의 경우다. 하나는 사드 미사일체계처럼 미군이 병력을 증강한다는 것이고 이는 심각한 외교적 갈등을 수반한다. (참고로, 90년대에는 패트리엇 미사일을 한국에 배치하는 문제를 두고 비슷한 갈등을 겪었다. 미국의 주한 군사력 증강은 항상 그래왔다).

image USS Carl Vison, 사진=AP

다른 하나는 그야말로 “잠깐 들르는” 것이다. 대개는 훈련을 이유로 한국에 와서 잠시 머물다가 돌아가는 것인데, 이 경우 그 목적은 무력시위, 즉 show of force이며, 말 그대로 우리가 가진 군사력이 이 정도이고 이 지역에 배치(deploy)할 수 있으니 조심하라는 경고이다. 미국은 북한이 핵실험이 나군사도발 등의 행동을 할 때 마다 칼 빈슨 함이 (일본에 주둔한) 스텔스 폭격기를 비롯해 다양한 병력을 한국에 보내어 힘을 과시하며 경고를 해왔다. 따라서 칼 빈슨 함이 한국에 오는 것은, 특히 예정된 연합훈련이 없을 때 오는 것은 분명 위기상황이다. 다만 그런 일은 과거에도 꾸준히 있었다.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한 토마호크 59발

트럼프는 미국을 방문한 중국의 시진핑 주석과의 회담 직후인 지난 6일 시리아에 미사일 공격을 감행했다. 지중해에 배치된 두 대의 미군 구축함에서 59발의 토마호크 순항 미사일을 발사해서 시리아 공군기지를 파괴한 것이다. 미국은 그 이유를 시리아군이 이틀 전인 4일, 반군들이 거주하는 지역을 화학무기로 공격해서 어린아이들을 포함한 민간인들을 살상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워싱턴의 정치인과 외교 전문가들은 트럼프의 공격에 크게 당황하고 있다. 이제까지 트럼프가 주장해온 외교정책, 대시리아 정책을 한 번에 뒤집어버리는 결정이었기 때문이다. 트럼프는 줄곧 America First, 즉 미국 제일주의를 표방해왔다. 이 말은 외교에서 미국은 자국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한다는 말이기 때문에, 외국에서 어떤 외교, 군사적 분쟁이 생겨도 미국의 이익과 직접적으로 관계가 없으면 개입하지 않겠다는 외교적 고립주의 노선이다. 트럼프가 오바마의 외교정책, 특히 IS와 시리아, 그리고 그 지역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는 러시아와의 외교적 줄다리기를 하면서 군사적 지원을 했던 오바마의 정책을 비판한 것은 그런 나름의 “원칙”에 기반을 둔 것이었다.

image 토마호크 미사일, 사진=AP

물론 트럼프의 행동을 짐작하기란 럭비공이 튀는 방향을 짐작하기만큼이나 어렵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트럼프의 시리아 공격에 전문가들이 놀라는 것은 시리아, 특히 현재 알아사드 정권이 친러시아 정권으로 푸틴의 보호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푸틴과 트럼프 사이의 관계는 트럼프 정권 출범 이전부터 언론과 정보기관의 관심사였을 만큼 각별한데, 푸틴으로부터 “주권국에 대한 공격”이라는 비난을 받을 군사행동을 감행한 것이다.

오바마의 실패

여기에서 기억해야 할 점은 시리아가 반군 지역의 민간인을 상대로 화학무기를 사용한 것이 처음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알아사드의 정부군은 이미 2013년에 사린가스를 사용해 민간인 1천 4백 명을 죽였다. 하지만 당시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의 해외 무력 개입을 최소화하려는 정책의 연장선에서 공습이나 미사일 공격을 택하지 않고 외교적인 해결을 시도했다. 그 결과 1천 3백 톤 분량의 화약 무기용 약품을 제거하는 데 성공했다. 상원의원 시절 이라크 전쟁에 유일하게 반대했던 오바마와 2013년 당시 국무장관 존 케리는 시리아에서 화학무기를 제거한 것을 미국의 새로운 국제분쟁 해결방법을 제시한 것으로 홍보했다.

하지만 지난 4일, 알아사드 정권이 또다시 화학무기를 사용한 것은 당시 알아사드가 미국을 속이고 화학무기를 빼돌렸으며, 오바마의 외교적 해결책이 성공적이지 않았음을 보여준 것이다. 시리아의 사태에 대한 오바마의 방법이 실패했다는 것이 분명해지자, 트럼프는 이제까지의 불개입 원칙을 깨고 공격을 감행한 것이다.

image 버락 오바마, 사진=AP

이를 단순하게 보면 트럼프의 일회성 경고, 혹은 오바마의 실패를 좀 더 극명하게 알리고 리더로서의 자신의 결단력을 분명하게 드러내려는 트럼프의 쇼맨십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김정은의 북한이 핵탄두의 장착이 가능한 대륙간탄도탄을 트럼프 임기 중에 완료할 가능성이 큰 상황에서 이번 공격이 한반도에 갖는 함의는 가볍지 않다. 미국에 반대하는 독재국가의 위험을 외교적으로 해결하려는 시도가 설득력을 잃기 때문만이 아니다. 바로 트럼프 외교를 짐작할 수 있는 중요한 사례가 되기 때문이다.

트럼프가 오바마, 혹은 다른 정권의 외교를 비판할 때 자주 했던 말이 있다. “미국의 외교는 너무나 짐작 가능하기 때문에 끌려다닌다”는 것이다. 적들은 미국이 어떤 방식으로 의사결정을 내리는지, 그리고 미국의 대통령이 어떤 한계를 가졌는지 훤히 알기 때문에 계속 도발을 하므로, 미국은 예측 불가능성을 보여주어야 한다는 것이며, 그래야 진정한 외교적 협상력이 생긴다는 것이다. 즉, 우리가 무슨 짓을 할지 모를 때 적은 고분고분해진다는 ‘미치광이 전술’인 것이다.

그렇다면 트럼프는 김정은의 북한을 상대로 같은 전술을 구사할 것인가? 우리의 우려는 거기에 있다.

커버 사진=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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