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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셋째 주, Deepr에서 읽고 있는 책들

C Curation Team 2017년 05월 14일

1. 하민지가 읽고 있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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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 해도 될까요?: 세션, 이 남자가 사랑하는 법

셰릴 코헨 그린, 로나 가라노 | 다반

책 제목이 심상치 않다. 뭘 하자는 것일까. 누군가 당신에게 이런 질문을 한다면, 뭘 것 같은가. 이 글을 보는 10명 중 5명은 머릿속에 떠올렸을 그것, '섹스'다.

이 책은 섹스 에세이다. 근데 단순히 경험 정도를 늘어놓은 책이 아니다. 그런 책이면 소개하지도 않았다. 섹스 테라피스트의 공감과 치료의 에세이다. 이 책은 2013년에 개봉된 영화 <세션, 이 남자가 사랑하는 법>의 원작이다. 영화를 먼저 봤고, 원작이 있다길래 찾아 읽었다.

셰릴은 '대리 파트너'로, 900명의 의뢰인에게 성 치료를 했다. 그는 의뢰인이 스스로 몸의 감각을 깨우고 자신의 몸을 사랑하도록 돕는다. 교감과 공감을 통해 의뢰인이 삶을 온전히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그는, 이런 자신의 직업에 자부심을 갖고 있다. 그의 남편 또한 마찬가지다. 이 책 제일 첫 장에는 "나의 남편 밥, 사랑해요!"라는 감사 인사가 적혀 있을 정도.

52페이지까지 10분 만에 읽었다. 읽고 나니, 인스턴트 음식으로 방치해 둔 내 몸에 지극한 관심과 사랑을 쏟고 싶어진다.

이 책을 읽고 싶을 사람들 섹스에 고민이 있는 사람, 상대방과 교감하고 공감하는 법을 배우고 싶은 사람, 영화 <세션, 이 남자가 사랑하는 법>을 감명 깊게 본 사람


2. 정인선이 읽고 있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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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적 중도파: 세계 정치에 내린 경계경보

타리크 알리 | 오월의 봄

민주당 경선을 앞둔 어느날 페이스북 타임라인을 내리다가 이 책을 읽고 있다는 한 페친의 포스팅을 보고 흥미가 생겼다.

친하게 지내는 한 선배는 더불어민주당을 깊이 사랑한다. 노무현 대통령 시절 대학생활을 한 그는 "문재인이 대통령이 되면 노통 때처럼 매일 거리로 나갈 각오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통령 노무현을 그리워하는 세대가 아닌 나로서는, 그렇게까지 말하는 사람이 민주당에 대한 애정을 거두지는 않는 이유가 늘 궁금했다. 또 비정규직법을 비롯해 노무현 정부가 이 선배와 같은 지지자들에게 안겼던 허탈함의 구체적 모양이 궁금했다. <극단적 중도파>에 끌렸던 것도, 비슷한 시기 비슷한 허탈감을 겪어야 했던 유럽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책이어서였다.

어릴 때부터 역사에 약해서 그런지, 책장이 쉽게 넘겨지진 않는다. 이제 절반쯤 읽었다. 2000년대 후반 영국 신노동당 정부가 오른쪽으로 걷는 모습을 통해, 그보다 조금 앞선 시기 한국에서 있었던 일을 복기해 보는 재미가 있다.

이 책을 읽고 싶을 사람들 스스로를 새 정부 ‘비판적 지지자’라고 생각하는 사람


3. 윤지원이 읽고 있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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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가 X에게: 편지로 씌어진 소설

존 버거 | 열화당

책 제목은 <A가 X에게>지만, 부제는 '편지로 씌어진 소설'이다. 편지가 주는 간질간질함을 느껴보지 않은 지 얼마나 오래됐는지 약간 씁쓸함을 느끼며 집어들었다.

존 버거는 아이다의 편지 몇 편 뒤에 사비에르의 메모를 배치하는 상당히 멋진 장치를 사용했다. 아이다의 편지는 섬세하고 애절하지만, 외부의 폭력에 의해 억지로 갈라진 두 연인만이 지킬 수 있는 어떤 우아함을 갖추고 있다. 그녀의 언어가 만들어내는 공간은 그들을 가로막는 현실을 초월해 사랑하는 사람들만이 공유할 수 있는 기억을 추억할 수 있는 곳이다. 그들은 떨어져있지만 편지 속에서 미래를 쌓는다. 독자는 이마를 맞대고 있는 그들의 교류를 숨죽이며 엿보고 있다는 상상을 하게 된다.

짧은 사비에르의 메모는 작가가 정확한 역사적 배경을 알려주지 않았어도 그가 남미의 혁명가임을 눈치챌 수 있게 한다. 거대 글로벌 자본, 정부와 노동자들에 대한 뉴스, 운동가의 고민 등은 아이다와는 다른 문체로 간결하게 세계화와 자본주의의 폭력을 보여준다. 연인으로서, 사적인 시공간과 혁명가로서 공적인 기록을 병렬적으로 보여줘 마치 한 편의 영화를 보고 있는 듯한 기분이다.

책은 총 세 편의 편지 꾸러미로 구성되어 있다. 첫번째 편지 꾸러미를 읽는 동안 시끄러운 카페와 미용실이 주위에서 지워졌다. 흙냄새 나는 벽과 차가운 바닥, 저녁 거리 속에 서 있는 약국과 무릎 위에 종이를 올려 놓고 열심히 편지를 쓰는 여인이 보였다.

"매일 밤 당신을 조각조각 맞춰 봅니다-아주 작은 뼈마디 하나하나까지."

이 책을 읽고 싶을 사람들 "존 버거가 소설을 썼다니?"하며 놀랄 사람, 출퇴근길 숨막히는 인파의 대중교통 속에서 혼자만의 충만한 시간을 통해 인간에 대한 잔잔한 사랑을 충전하고 싶은 사람, 떨어져 있는 연인에게 선물로 줄 책을 찾는 사람


4. 박상현이 읽고 있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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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rresistible: The Rise of Addictive Technology and the Business of Keeping Us Hooked

Adam Alter | Penguin Press

NPR라디오 프로그램에 등장한 저자와의 인터뷰에서 처음 알게 된, 나온 지 얼마 되지 않은 따끈따끈한 책. 참여하고 있는 독서 모임에서 관련된 주제에 관한 발제를 하기 위한 참고용으로 읽기 시작했다. 최근 디지털 기업들이 인간에 내재된 ‘행동 중독(behavioral addiction)’ 성향을 어떻게 제품과 서비스에 반영하는지를 설명하는 책으로 알고 읽기 시작했는데, 그보다 훨씬 더 흥미롭다.

현재 2/3 가량을 읽었는데, 이 책 자체가 중독성이 있다. 특히 중독이란 무엇인지, 그리고 중독의 개념이 지난 수십 년 동안 어떻게 변화해왔는지 설명하는 전반부는 혼자 읽기 아까울 정도. 국내 어느 출판사에서 번역 출간을 준비 중이라고 들었다.

이 책을 읽고 싶을 사람들 말콤 글래드웰, 세스 고딘, 혹은 다니엘 카네만 팬, 게임이나 SNS중독자, 인간의 심리, 행동에 관심있는 사람, IT 스타트업에서 일하는 사람


5. 권순민이 읽고 있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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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끝이 시작이다

문재인 | 바다출판사

'1219'는 지난 18대 대선 투표일이다. 문재인은 이 선거에서 박근혜에게 3.6%의 표차로 패배했다. '끝이 시작이다'라는 말답게 그는 대선 패배 직후의 소회를 풀어놓는 것으로 책을 시작한다. 그 감정의 대부분은 죄책감과 미안함이다. 그는 대선 패배의 책임을 오롯이 자신에게 돌리는 한편 진심으로 박근혜 정부의 성공을 기원한다. 또한 국가기관의 대선개입 문제, 민주당 내부의 계파갈등 문제 등 대선 패배의 원인에 대해 차분하나 냉철하게 풀어낸다. 이 책은 대선 재수생 문재인의 패배 이유서이자 출사표였다.

이 글을 쓰는 나는 스스로를 문재인의 비판적x100 지지자라고 소개해왔다. 그의 인간됨을 둘러싼 일화들을 보고서는 그에게 매료됐지만 그의 동성애에 대한 입장 등 도저히 동의할 수 없는 점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어떤 정치인보다도 많은 팬덤을 가진 그의 비결이 궁금했다. 그리고 그 비결의 많은 부분을 이 책에서 엿볼 수 있었다. 그의 겸손함, 따뜻함, 패배의 원인을 분석하는 냉철함까지 모두 이 책에서 느낄 수 있었다.

지금은 3/4 가량을 읽었다. 쉽게 쓰인 책이기에 책장을 넘기는 일은 어렵지 않았다. 다만, 중간중간 그의 지지자가 아니더라도 울컥하는 부분이 있을 수 있다.

이 책을 읽고 싶을 사람들 더욱 더 열렬한 문재인 지지자가 되고픈 지지자, 문재인의 생각과 매력이 궁금한 문재인 비판자, 시련과 좌절을 겪고 이를 극복한 롤모델을 찾는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