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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규직이 사라지는 세상, 우리는 평생 알바로 살아가게 될까? (2)

성큼 다가온 긱(gig) 경제의 현재와 미래

박상현 2017년 06월 15일

지금 전 세계의 노동적령 인구의 30~45%가 저활용(underutilized)되고 있다. 여기에서 저활용이란 실업자와 불완전 취업자, 취업 가능성이 없는 구직자와 취업을 희망하고 취업 가능성이 있는 잠재적 구직자를 모두 합친 것을 말한다. 우리에게는 다소 낯선 이 개념은 최근 들어 각종 실업 관련 통계에 자주 등장한다. 과거에는 단순히 실업률만을 이야기하다 저 활용률을 이야기하게 된 사정은 긱 경제 논의에 중요한 배경이 된다.

UN을 비롯한 여러 국제기구는 세계노동기구(ILO)가 1982년에 세운 실업자의 개념이 변화한 노동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해왔다. 경제활동인구 중에서 직업이 없는 사람들만을 포함했던 전통적인 실업률과 달리, 비경제활동인구 중에서 취업하고 싶지만 불가능해서 포기한 구직 단념자나 취업준비자들을 포함할 수 있어 훨씬 더 현실적인 통계라고 볼 수 있다.

성장을 멈춘 선진국 개인소득

2008년 경제 대공황 이후 미국과 유럽을 비롯한 선진국에서는 전체의 2/3에 해당하는 가구의 소득이 상승을 멈췄거나 줄어들었다. 경제 공황 중에 소득이 줄어든 것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지만, 공황을 벗어난 후에도 소득 상승이 일어나지 않는 이유를 전문가들은 '임금 공유(wage share)’의 감소 탓이라고 본다.

선진국 경제 전반에서 생산성이 상승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노동자에게 돌아가는 소득이 줄어들거나 정체하는 현상을 '생산성과 소득의 비동조화(decoupling)’라고 하는데, 매킨지 & 컴퍼니의 보고서는 그 원인으로 1) 국민소득에서 기업이 차지하는 이윤의 증가 2) 테크놀로지 투자수익의 증가 3) 무역의 증가에 비해 저조한 노동의 수익 4) 주택소유자의 임대수익 상승 5) 자본 수익의 감소를 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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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그런 상황이 앞으로 개선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데 있다. 앞서 이야기한 것 처럼 기술의 발전이 노동시장을 재편하는 일은 항상 존재했지만, 최근의 기술 발전, 특히 자동화의 추세는 과거와 달리 인지적인 노동분야까지 잠식해 들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매킨지 글로벌 연구소(MGI)의 보고서에 따르면 흔히 언론에서 이야기하는 것과 달리, 현재 등장한 기술로 완전하게 자동화될 수 있는 노동은 5%에 지나지 않는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자동화 추세가 무서운 것은 부분적인 자동화만으로도 노동의 거의 모든 영역이 크게 바뀐다는 점이다. 현재 등장한 테크놀로지 만으로도 전체의 60%에 해당하는 직종에서 최소 30%가 자동화되는데, 그렇게 될 경우 실직자나 비정규직 노동자가 증가하고, 그 결과 그들 사이의 경쟁이 심해지면서 임금은 더 낮아지게 되기 때문이다.

디지털 플랫폼을 이용한 독립노동

자신의 위치가 불안해진 노동자들은 어차피 임금 단체협상 등, 기업을 상대로 한 전통적인 무기를 사용하기 힘들어지고, 기업들은 굳이 그들을 상근 고용(full-time employment)할 필요가 없으므로 자연스럽게 “디지털 플랫폼을 이용한 독립노동자(digital platform-based independent work),” 혹은 긱 노동이 인기를 끌게 된다. MGI의 보고서는 이미 서구 선진국에서는 노동 적령인구 집단의 20~30%가 독립노동을 하고 있다. 물론 그중에서 (우버 운전사 처럼) 디지털 플랫폼을 사용한 “긱 노동자”는 아직 15%에 지나지 않지만 아주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여기에서 잠깐 생각해봐야 할 부분이 있다. 바로 ‘공유 경제(sharing economy)’와 ‘긱 경제(gig economy)’가 같은(compatible) 의미로 사용될 수 있느냐는 것이다. 우버 운전사와 에어비앤비를 운영하는 집주인은 ‘디지털 플랫폼을 이용한 독립노동’이라는 점에서는 동일한 카테고리에 속하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해외여행을 하는 동안 자신의 집을 다른 사람에게 단기간 세를 주는 집주인이 에어비앤비를 통해 집을 “공유”하는 것처럼 우버 운전사도 자신의 차를 공유한다고 말할 수 있을까?

image 사진=텍사스주 오스틴의 우버 사무소(AP Photo)

이는 단순하게 명명법이나 카테고리의 문제가 아니다. 공유경제의 근원은 미국의 진보적인 정치의 이상(ideal)과 맞닿아있기 때문이다. 이 부분을 설명하지 않으면 미국의 진보적인 정치인들이 일견 노동자에게 불리해 보이는 긱 노동을 옹호하는 이유를 이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다음 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