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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취·부] 트럼프의 탄핵 가능성 (2) 러시아를 대통령 선거에 끌어들인 트럼프

미국과 러시아는 수십 년 동안 다른 나라 선거에 개입해왔다. 하지만 이번에는 다르다. 직접 당했기 때문이다.

박상현 2017년 07월 19일

트럼프의 탄핵 가능성 (1) 미국의 대통령 탄핵 절차에서 이어집니다.


한 연구에 따르면 1946년부터 2000년 사이 미국과 소련/러시아가 다른 나라의 선거에 개입해서 영향을 끼친 횟수는 무려 117회에 달한다. 미-소 냉전 중 두 나라 초미의 관심사는 각각 얼마나 많은 나라들을 자신의 진영으로 끌어들이느냐였고, 다른 나라를 자신의 영향권 안에 들이기 위해서는 그 나라의 지도자의 성향이 중요했다. 끌어들이기 가장 편리한 건 독재국가들이었다. 일단 자신의 편으로 삼으면 그 독재자가 죽을 때까지 걱정을 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민주주의의 리스크 줄이는 선거개입

하지만, 민주주의적인 절차를 통해서 지도자가 선출되는 나라들은 다르다. 후보들마다 성향이 다르고, 전혀 다른 외교관, 특히 대미, 대소/대러시아관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냉전체제 하에서 거대한 블록(bloc)을 구성하고 두 강대국에게 모든 나라의 선거는 그 결과를 장담할 수 없다는 점에서 일종의 리스크(risk)였다. 그리고 그 리스크를 제거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여러가지 방법으로 선거에 개입해서 자신이 원하는 후보가 당선되도록 이끄는 방법이다.

당연한 말이지만, 타국의 선거에 개입하는 것은 불법이다. 하지만 그렇게 보면 간첩도 불법이고, 지도자 암살도 불법이지만, 예나 지금이 공공연하게 자행되고 있다. 미국이 공식적으로 외국 지도자의 암살을 대통령령으로 금지한 것은 1976년에 들어서였다. (쿠바의 피델 카스트로를 암살하려는 시도가 여러번 있었다는 사실이 드러난 후에 입법됐다). 하지만, 모든 미국인이 동의하는 것도 아니고, 얼마나 철저하게 지켜지는지 정확하게 알기는 힘들다.

러시아와 접촉한 장남

선거 직후 오바마 행정부는 러시아가 미국 대선에 직접 개입한 물증을 발견했고, 러시아에 대한 제재를 명령했다. 그 사실에 대해서는 이견이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문제는 트럼프가 그런 러시아의 개입을 요구하거나 직접적인 도움을 받았느냐이다. 그리고 그 의혹은 점점 커지고 있다.

분명히 밝혀진 사실은 다음과 같다:

  1. 러시아가 민주당의 컴퓨터를 해킹해서 민주당과 힐러리에게 불리한 정보를 공개한 것과
  2. 그에 앞서 트럼프가 공개적으로 러시아가 해킹을 해서 힐러리의 비밀을 들춰내달라고 말했던 것,
  3. 그리고 지난주에 크게 불거진 사건, 즉 트럼프의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가 러시아측과 힐러리와 관련된 정보를 얻기 위해 지난 여름에 러시아 측과 비밀리에 회동을 했던 일이다.

트럼프 주니어는 아버지의 러시아 인맥을 통해 들어온, 힐러리에게 해가 될 만한 정보를 줄 수 있다는 제안에 솔깃해 정보원을 만났다며, 그 과정에서 주고 받은 이메일을 스스로 공개했다. 자신에게 불리한 이메일을 공개하게 된 배경에는 뉴욕타임스가 있었다. 동일한 이메일을 입수한 뉴욕타임스는 그 내용을 발행할 예정이므로 그에 대한 트럼프 주니어의 답변을 듣고 싶다고 했고, 언론에 의해 "밝혀지는" 쪽 보다는 스스로 공개하는 쪽을 택한 것이다.

그런데 만약 대통령 후보가 외국의 정보기관 사람과 만나서 자신과 경쟁하는 후보를 떨어뜨리기 위해 논의한다면 그건 국가에 대한 반역(treason)일까? (앞서 설명한 미국의 대통령 탄핵소추 사유 중에서도 가장 위중한 범죄가 반역죄다.) 실제로 민주당과 반 트럼프 진영에서는 “대통령 선거에 적국의 정보기관을 개입시킨 것은 미국의 민주주의를 무너뜨리려는 시도이므로 반역죄에 해당한다”며 트럼프의 탄핵을 주장하고 있다.

반역죄 구성여부

하지만 반역죄를 쉽게 언급하는 것은 좋지 않다는 반론도 많다. 국가를 전쟁에서 패하게 하려고 한 것이 아니며, 그렇다고 국가의 이익을 외국에 팔아버리거나 국가를 전복하려 한 것이 아니면 엄밀하게 말해 반역죄를 구성할 수 없다는 것이다. 앞서 이야기한대로 미국과 러시아가 그동안 해왔고 (어쩌면 지금도 계속하고 있을) 외국 선거에 개입하는 공작활동에서 한 후보가 이득을 보려고 했던 시도가 과연 법정에서 반역죄로 인정을 받을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트럼프는 그 점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다. 아래는 어제 트럼프가 한 트윗이다:

트럼프 주니어는 경쟁자에 관한 정보를 얻기 위해 미팅에 나간 것이고, 대부분의 정치인들도 그렇게 할 것이다. 그게 정치다!

트럼프가 이 트윗으로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반역죄로 나를 잡을 생각하지 말라”는 것이고, 엄밀하게 말해 트럼프의 주장은 틀린 말이 아니다. 적어도 현재까지 나온 현재까지 밝혀진 사실만으로 본다면 말이다. 따라서 반 트럼프 진영에서는 정치적 중립성을 보장받고 트럼프의 러시아 커넥션을 수사 중인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가 결과를 발표하기를 기다리고 있다. 그 수사에서 트럼프가 러시아와 적극적으로 공모했다는 물증이 나올 경우 트럼프에 호의적으로 남아있는 여론을 돌릴 수도 있다는 기대감이 있다. 미국이나 한국이나 대통령의 탄핵은 궁극적으로 여론이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민주주의 절차이지, 단순한 법조문의 해석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그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다음 글에서 설명해보자.


트럼프의 탄핵 가능성 (3)이 이어집니다.

Cover=Pixab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