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레니얼의 덕업일치

처음 벗어보면 알죠, 그 사소한 게 실은 얼마나 큰 불편이었는지

[2017서울청년주간] 밀레니얼의 '덕업일치' 청년활동가 특별판 (2)

D Deepr 2017년 10월 31일

‘청년활동가’라는 말을 들으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시나요? 우리 사회에 대한 비판정신이 특별히 뛰어나거나, 용기가 특별히 많은 사람이 청년활동가의 길을 걷는 걸까요? 청년활동가들의 삶엔 제각기 어떤 계기가 있었길래 각자가 가진 문제의식에 대한 ‘덕질’을 시작하게 된 걸까요?
지난 10월 26일부터 29일 나흘동안 ‘2017 서울청년주간’이 열렸습니다. 특히 28일 토요일에는 서울시청 뒤편 무교로 일대에서 전국의 청년활동가들이 자신들의 문제의식과 활동을 시민들에게 알리는 ‘청년활동 박람회’가 있었는데요. 디퍼는 미스핏츠, 고함20 등 이웃 매체들과 함께, 전국에서 모인 청년활동가들을 만났습니다.
이번 청년주간의 큰 슬로건은 ‘변화를 감각하다’였습니다. 다른 이들보다 조금 먼저 변화를 감각한, 그렇지만 알고 보면 보통 사람들과 다르지 않은 청년활동가들의 이야기를 전합니다. _Deepr 디퍼

장재열, 청춘상담소 좀놀아본언니들

저희는 20대 청년의 고민을 듣고 무료로 상담해 주는 단체입니다. 서른 살 전후의 12명으로 구성돼 있는데요, 저희 멤버들도 한 때는 <좀 놀아본 언니들>의 내담자였답니다. 여기서 상담을 받고 더 많은 청년의 고민을 듣기 위해 상담자가 됐어요. 저희는 직업이 다 다릅니다. 퇴근 후에, 혹은 주말에 고민 많은 20대를 위해 ‘마음기부’라는 봉사를 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3만 명을 상담했고요, 상담을 만화로 그려서 네이버나 피키캐스트에 연재 중입니다. 그리고 오늘처럼 한 달에 한 번씩 오프라인 상담도 진행하고 있어요.

#감각의_순간

-20대의 고민을 들어줘야 겠다고 생각하신 게 언제인가요?

저는 소위 명문대라 불리는 학교를 졸업하고 대기업에 취직했어요. 그런데 우울증을 겪으며 퇴사했어요. 그때 심리 상담을 받으며 글쓰기 치료를 받았습니다. 조금씩 제 얘기를 블로그에 올렸는데, 많은 누리꾼이 공감해 주셨어요. 저도 우울증 환자였고, 치료를 위해 시작한 글쓰기였는데 되레 다른 분들이 치유가 되신 거죠. 그래서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이 단체를 혼자 만들었는데요, 내담자들이 상담자가 되는 선순환 구조가 생기면서 지금은 12명의 식구가 생겼답니다. 심리학 박사의 자문도 얻고 있습니다.

고민상담 버스킹 ‘하나의 고민을 바라보는 5개의 시선’

고민들어주는남자 - 고들남, 청춘상담소 좀놀아본언니들의 꼬마곰 언니, 옆집 언니, 가장 놀아본 언니(<좀 놀아본 언니들> 대표 장재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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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의 평가가 무서워요.

  • 고들남
    저도 그래요. 그 사람은 그 사람이고 나는 난데, 왜 그 사람의 기준에 내가 맞춰야 되지?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남에게 피해 주지 않는 선에서 자기 스스로를 챙기세요.

  • 꼬마곰 언니
    저도 소심해요. 사람들 얘기에 많이 위축됐었어요. 근데 다른 사람들의 감정적인 말에 내가 흔들릴 필요는 없어요. 그 사람들은 그런 말 한 것 기억도 잘 못 해요.

  • 옆집 언니
    남에게 미움 받고 싶지 않고 좋은 사람으로 보이기 위한 욕심이 크신 것 같아요. 어차피 난 누군가에겐 썅년이고, 모두에게 예쁨을 받을 수 없어요. 자존감을 구축하세요. 그러면 날 좋아해 주는 사람들은 자연스레 나에게 붙게 되고 날 모르고 말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흘려 듣게 돼요. 욕심을 내려 놓으세요.

  • 가장 놀아본 언니
    자신에 대한 기준이 명확하지 않을 수록 뒷담화가 무분별하게 수용돼요. 나라는 사람의 내면, 내 능력치, 감수성 등을 잘 알고 계시면 필터링이 돼요. 사실 타인이 두려운 게 아니라 정확하게 잡혀있지 않은 나 자신에 대한 불안감일 수 있어요.

#28살, 취업이 안 돼요.

  • 고들남
    28살이 늦은 걸까요? 충분히 노력하고 계십니다. 기성세대가 만들어놓은 패러다임인 경쟁과 소유에 갇혀있지 말고 우리 조금 쉬어가도 될 것 같아요. 자기 자신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져요.

  • 꼬마곰 언니
    저는 계속 도전했어요. 진짜 하고 싶은 일이라면 절대 포기하지 않으셨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부담은 당연히 있을 수 있어요. 저도 늦은 나이에 신입사원으로 입사했어요. 그러니까 너무 기죽지 마세요. 미련 안 남을 때까지 끝까지 해 보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

  • 옆집 언니
    저는 플랜 A가 안 되니까 플랜 B, C를 세웠어요. 계약직에도 도전했어요. 그렇게 경력을 쌓고 전에 떨어졌던 회사에 신입으로 다시 들어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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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사귄 남친이 아이 낳자고 졸라요.

  • 고들남
    제가 만났던 31살 엄마는 아이 낳고 자기 자신을 잃어버렸다고 했어요. 남편분이 그 얘길 듣고 우시더라고요. 몰랐대요. 주변의 말은 중요하지 않아요. 낳기 싫으면 낳기 싫은 거예요.

  • 꼬마곰 언니
    남편될 분과 대화 많이 해 보세요. 남편될 분께 자신이 가지는 두려움에 대해 많이 얘기하셨으면 좋겠어요.

  • 옆집 언니
    모든 선택을 할 때 기준은 ‘나’여야해요. 확고한 기준이 있다면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에 덜 흔들릴 수 있어요.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는 실패할 확률이 적을 조언일 순 있어요. 근데 그게 내 삶과 안 맞을 수 있잖아요.

  • 가장 놀아본 언니
    이 남자 만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이 사람은 ‘내가 육아 도와줄게’라고 말할 가능성이 99%예요. 이 남자는 필터로 거르면서 좋은 남자를 만나세요.

#애인이 “너한데 더 이상 상처주기 싫고, 너한테 나쁜 놈 되기 싫다”며 일방적으로 이별을 통보했어요.

  • 가장 놀아본 언니
    “이 놈 또한 지나가리라^^”라고 생각하시는 게 맞죠? 이별한 뒤에 상대방을 이해할 필요는 없어요. 이별을 받아들이는 우리의 자세는 슬픔, 분노, 억울함 보다는 그냥 ‘이별이 있었구나’ 하는 게 제일 좋을 듯 싶습니다.

  • 옆집 언니
    이해할 수가 없네요. 상처 주기 싫어서 이별하겠다니? 그게 제일 큰 상처인데 말이에요. 이 관계를 감당할 자신이 없었나 봐요. 우리가 연인을 1순위로 두고 살긴 어렵겠지만, 상대에게 마음을 많이 쏟고 있다고 확인시켜 줄 순 있거든요. 연인을 소중히 여기지 않았던 사람인 것 같아요. 소중했다면 힘들어도 옆에서 견뎌요. 그 사람 이해하려고 애쓰지 마세요.

  • 꼬마곰 언니
    혼자 고민하고 결정한 거네요. 연인을 배제하고 혼자 결정하고 통보했다는 건 비겁한 방법인 것 같아요. 다시 관계를 회복하기 위해 노력을 하는 건 말리고 싶어요.

  • 고들남
    나쁜 놈이네요. 잘 헤어지셨어요.


다함, 여성에게 안전한 제품을 소개하는 여성환경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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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환경연대는 올해로 창립 18주년을 맞았습니다. 그동안 여성의 몸에 덜 유해하고 안전한 제품들을 소개해 드리고, 사용 방법을 알려드렸습니다. 오늘은 여성에게 건강한 매니큐어와 면생리대를 소개해 드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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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각의_순간

-여성에게 안전한 제품을 소개해야겠다고 다짐한 순간이 언제인가요?

건강의 기준과 건강한 환경은 여성과 남성이 다릅니다. 저희는 여성에게 맞는 방법을 알려드리고, 여성의 몸이 건강할 수 있는 여러 정보를 공유하는 단체로 출발했습니다.

#반응의_순간

-여러 안전한 제품을 여성분들에게 알려드릴 경우, 반응은 어떤가요?

요즘은 생리대에 대한 여성의 불안이 높습니다. 그래서 여성이 독성물질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어요. 안전에 대한 여성의 욕구가 과거보다 많이 높아졌어요. 그래서 저희가 공유하는 정보에 많은 관심을 보내주시고 계십니다. 사실 저희 단체 회원이신 분들은 예전부터 큰 관심을 보이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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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의_순간

-여성환경단체에서 알려준 제품을 쓰고, 실제로 몸이 변화됐다고 이야기해준 분들이 계셨나요?

면 생리대와 일반 생리대의 차이를 많이 경험하신 것 같습니다. 면 생리대를 쓰고 생리통이 줄었다는 말씀을 많이 해 주셨어요.

*-변화를 원하는 여성에게 추천해 주고 싶은 게 있나요?

여성환경단체 회원 가입을 추천드려요. 저희가 여성에게 안전한 제품을 소개하고 이용 방법을 알려 드리는 뉴스레터를 보내드립니다. 또, 일반 생리대가 불안한 여성에게는 저희가 만든 ‘달거리대’나 생리컵 등 대안월경용품 사용을 추천드립니다.


김수빈, 언니미티드-브라보관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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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각의_순간

언니미티드는 창업 팀으로 시작했어요. 저희가 원래 느끼는 문제점 - 브라를 하면 소화가 안 되고 답답하고, 왜 여자는 삼각팬티이고 남자는 사각팬티인지. 그런 되게 사소한, 생활에서의 불편함을 가지고 이걸 우리가 어떻게 상품이나 판매하는 방식으로 해결할 수 있는 게 있을까 해서 팀을 만들게 됐어요. 그러다보니 여성의 몸에 관련된 거라 페미니즘 행사가 있을 때 저희가 브라를 입지 않고 행사에 참여하는 경험을 드리면 좋겠다, 싶어서 시작하게 됐어요. 아까도 어떤 한 분이 브라보관소를 보시고 “그러면 맨 몸으로 가는 거예요?”라고 하시더라고요. 그 분한테는 ‘브라를 벗은 몸 = 맨 몸’인 거에요.

이 대화를 하는 와중에 한 여자분이 다가왔다. ‘브라보관소’라고 쓰인 텐트를 보고 흥미를 느낀 듯 호기심 어린 눈이었지만, “들어가셔서 브라를 벗으시고 나오시면 됩니다.”란 설명을 듣자마자 주춤하는 것이 보였다. 관심은 있지만 실제로 지금 당장 노브라가 되는 것에는 아직 어색할 터였다. 결국 그는 “조금 더 생각하고 올게요.”라며 돌아갔다.

방금과도 같은, #반응의_순간

그런 인식을 바꾸고 싶은 거죠. 남자들은 운동하다가 더우면 쉽게 웃통을 벗기도 하고, 브라는 당연히 하지 않고. 여자들에게만 브라를 해야 하는게 불편한 것 같아요. 그게 당연하다는 인식이 되어 있으니까 그걸 바꿔 보려면 이런 체험을 해야 하는 거죠. 브라보관소를 체험하셨던 분들에게 포스트잇에 소감을 써서 받았는데, “이렇게 편한 줄 몰랐다, 너무 시원하다”하는 반응을 받을 때 너무 기분이 좋아요. 이 부스 지퍼 열고 나오자마자 “어우 시원해!” 외치시는 분들도 많이 있어요. 알게 모르게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길들여져 있던 거죠.

#변화의_순간

참여를 권하면 “이미 하지 않고 왔다”라고 말하시는 분들도 많이 있어요. 또 저희가 브라렛을 제작해서 텀블벅에서 판매를 한 적도 있는데, 남자친구가 여자친구에게 "답답한 뽕이 있는 브라 말고 몸에 더 편안하게 맞을 수 있는 브라를 선물하고 싶다”고 구매하시는 경우도 볼 때마다 변화를 느끼고 있어요.


문문, 창작집단3355 Artist Group 3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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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문문이라고 합니다. 창작집단3355는 여러 장르의 작업이 모인 아티스트 그룹이에요. 멤버들 각자 예술 노동이나 교육 노동으로 생존하면서 각종 캠페인과 무브먼트를 (모여서) 하고 있어요. 저부터도 제 정체성을 액티비스트이자 아티스트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한 명의 개인이 서울이라는 큰 도시에서 어떻게 온전하게 나로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인가 고민해요. 획일화된 삶을 벗어나서 다양한 삶을 만드는 것에 대한 고민을 하다 보니까 당연히 본질적으로 그와 맞닿아 있는 것들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해요. 3355는 여러 단체와 협업이나 연대를 하고 있는데, 다다름네트워크 안에는 오랫동안 모 다양성 활동을 했던 한국여성민우회나 여성환경연대, 플러스사이즈 모델인 김지양 (Vivian Geeyang Kim) 씨가 있는 66100, 브라보관소를 운영하고 브라렛을 제작하는 언니미티드 - unnimited도 같이 활동하고 있습니다. 작년에 다다름네트워크를 통해서 외모 다양성 영화제를 연 것을 시작으로 모였습니다.

#감각의_순간

저는 원래 학교에 속해 있던 사람이었어요. 그 당시 비정규직 분들이 부당한 일을 당해서 학교에 항의하는 일이 생겼어요. 많이 배우신, 예술이 뭐고, 인간이 뭐고 했던 선생님들과 선배들이 그분들과 함께 하지 않는 것들을 목격하게 됐어요. 그게 충격이었어요. (항의 운동중인 분들께) 가서 제가 아무 것도 하지 않고 밥만 (같이) 먹고 인사드려도 너무 좋아하시는거에요. 같은 공동체 구성원이라고 생각했던 사람들은 그들을 외면하는데 외부에서 활동가분들이 와서 그분들을 돕기 시작했어요. 그걸 보고 저는 활동가는 어떤 문제를 해결하는 만능 해결사가 아니라 누가 힘들면 옆에 있어주는 거라고 느꼈어요. 비가 오는데 우산을 구해오고 좋은 데로 대피시켜주고 그런게 아니라 자기가 우산이 있어도 같이 비를 맞아주는 거. 되게 미련해보일 수도 있는데 그게 시간이 지날수록 사무치더라고요. 그게 제 삶의 타임라인에서는 활동가로서 처음 느낀 감각이었던 것 같아요.

#반응의_순간

두가지가 있었어요. 하나는 ‘나도 그런 것 같아. 공감이 중요한 것 같아’라며 받아들여줬어요. 다른 하나는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해야지’라는 반응. 물론 활동가는 문제를 인식하고 바꾸려고 노력해야 하지만 가장 첫번째는 그 문제를 겪는 당사자에게 공감을 하지 않는다면 그게 어떤 의미가 있을지 잘 모르겠어요.

#변화의_순간

가족. 가장 바꾸기 어려운 상대잖아요(웃음). 가족이 어떤 발언을 할 때, 차별적인 발언이나 외모비하적인 말을 하려고 하다가 무심결에 멈추는거예요. 멈추는게 습관이 되면 사람이 말하는 게 바뀌면 생각이 바뀌고, 생각이 바뀌면 행동이 바뀌잖아요. 그런 것들을 목격할 때?

#아직 변화를 감각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66100>이라는 잡지가 있어요. 그 잡지를 보시면 기존의 획일화된 미-모델은 이래야 해, 예쁨은 이래야 해-를 깨실 수 있고요, 민우회에서 나온 <뚱뚱해서 죄송합니까?>라는 책을 기본 입문 단계 서적으로 추천하고 싶어요. 한국 사회에서 외모에 관해서 제일 먼저 들어오는 질문이 여성에게 사이즈를 묻는 거예요. 그런 질문들이 얼마나 여성뿐 아니라 모두를 억압하는지, 세밀화된 차별이 이루어지고 있는지, 누군가가 차별당하고 억압당한다면 당연히 같은 세계를 살고 있는 나에게도 여파가 온다는 걸 알았으면 좋겠어요.


손지성, 라이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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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은 손지성, 나이는 28세입니다. 라이터스라는 모임에서 시각 디자인을 맡고 있습니다. 라이터스는 페북지기 김민관 씨를 시작으로 모인 글 쓰는 사람들입니다. 타이틀은 ‘출구 없는 시대를 살아가는 이들의 창작 공간’입니다. 창작을 통해서 출구를 구하는 거죠. 저는 원래 취미로 글을 잠깐씩 썼었는데, 그러다 페이스북에서 라이터스를 알게 됐어요. 글쓰는 객원 작가로 활동하다가 라이터스에서 책 내는 일에 참여하게 돼서 같이 책을 4권 정도 만들었어요.

창작이 별다른 게 아니라 생각해요. 그냥 나의 표현인데, 전에 다른 사람들이 하지 않았던 ‘나의’ 표현이니까 세상에 없던 새로운 게 만들어지는 거죠. 그렇기때문에 억압이나 다른 기준들, 사회생활에서 오는 압박감에서 벗어날 수 있는, 조금 더 자유로울 수 있고 사람을 가볍게 만들어 줄 수 있는 것. 따라서 창작활동이 출구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라이터스는 '글파는 가게'라고 타이틀을 내걸고 활동 작가님들이 글을 팔고 있습니다. 메뉴판에 작가가 썼던 글의 제목을 적어 넣고, 사람들이 길 가다가 커피를 사 먹는 것처럼 글을 살 순 없을까 하는 의문에서 시작했어요. 글을 사는 사람에게 몇 가지 인터뷰를 해요. 글에 대한 이야기라든가 작가의 컨셉에 맞게 본인이 준비해 온 질문을 바탕으로 글을 써주시는거죠. 사신 글은 우편으로 받아보실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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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각의_순간

초등학교 6학년 때 시 써서 선생님한테 칭찬받았던 그 때가 떠오르네요. 아마 그 때 부터였지 않을까.. 글에 대해 감각적으로 반응했던 게? 창작의 감각을 그때부터 지금까지 느껴오고 있는 것 같아요.

#반응의_순간

아직 많은 분들이 가격 얘기를 꺼내면 둘러보고 오겠다고 하세요.

-얼마죠?

4천원이에요.

처음에 이 가게를 만들 때도 어떻게 글을 팔지에 대해 엄청 고민을 많이 했어요. 우편을 사용하는 것은 (글을 쓰는 데 대한) 시간적인 한계도 넘을 수 있고, 보다 작가로서 할일이 명확해지는 것 같기 때문에 선택한 방법이에요.

-막상 집으로 우편이 오면 실물로 받아볼 수 있기 때문에 돈주고 샀다는 기분이 더 날 거 같은데요?

네, 아무래도 (글을 돈 주고 본다는 것에 대한) 사회적인 인식을 저희도 고려하다 보니, 글이랑 커피를 같이 드리는데 어떻게 돈 계산을 할 것인가도 같이 고민했어요. 값의 순서, 그러니까 지불하는 순서를 어떻게 짜면 좋을 것인지. 주문을 하고 인터뷰를 하고 커피를 받아가는데 그 때 돈 계산을 할까? 주문을 하고 돈계산을 하고 글을 쓴 다음에 커피를 받으라고할까? 결국은 글을 사야 커피가 보너스로 드리는 순서로 정했어요.. 글을 사시는 듯한 느낌을 더 주려고요.


인터뷰=윤지원, 하민지, 정리=정인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