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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승리의 경험이 중요합니다

[여성기획자컨퍼런스(2)] 실패의 경험은 있어도, 패배는 없으니까요

정인선 2017년 11월 22일 조경숙

지난 11월 4일 토요일 오후 디퍼는 테크페미가 주최한 ‘여성 기획자 컨퍼런스(이하 여기컨)’에 다녀왔습니다. 개발자, 디자이너, PM 등 IT 분야의 다양한 직업군 가운데 기획자, 그 중에서도 여성 기획자로 자신만의 자리를 다져 나가고 있는 스피커 네 명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현장에서 나온 이야기를 간추려 디퍼 독자 여러분께 전달합니다. 연사들의 이야기 뿐 아니라,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을 통해 실시간으로 받은 청중의 질문도 함께 전달합니다. 여러분의 마음에는 어떤 물음표 혹은 느낌표가 떠오르시나요? _Deepr 디퍼

베베템은 왜 '엄마'가 없는 서비스를 만든 걸까?

양효진, 베베템 CEO

  • 한 줄 요약: 자잘한 승리의 경험, 그리고 그걸 엿볼 수 있는 모델이 옆에 있어야 한다.
  • 청중 리액션 한 줄 요약: 긍정긍정 에너지 감사해요!
  • 오픈카톡 리액션 한 줄 요약: 주변의 좋은 사람들과 관계맺음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는 원래 마케터였습니다. 경영학과를 나와서 광고홍보학을 복수전공하고, 마케팅 분야 인턴도 다섯번 정도를 하는 등 ‘에프엠’의 길을 걸어 왔습니다. 그런데 우연히 웹사이트의 기능적인 기획에도 함께 참여할 일이 있었습니다. 1에서 1.1로 발전시키는 마케팅보다 0에서 0.00001로 만들어내는 기획 일이 훨씬 재미있다는 걸 처음 느껴, 언젠가는 창업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갖게 됐습니다.

팀빌딩의 핵심은 기획자의 확신과 구체적인 방향

그때부터 남편을 앉혀 놓고 어떤 서비스를 만들고 싶다는 이야기를 들려 줬습니다. 남편은 다른 회사에서 PM(product manager) 일을 하고 있었는데, “말만 하지 말고 글로 써 본 다음에 이야기 하라”더라고요. 당시 저는 ‘구글 캠퍼스 포 맘스’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었는데요, 다 저같은 사람, 그러니까 아이가 있는데 창업을 하고 싶어하는 엄마들이 와 있었습니다. 그 곳에서 (긍정적인) 에너지를 받으면서 지속적으로 창업에 대한 생각을 키웠습니다.

육아 시장이 얼마나 매력적인지, 시장 상황을 남편에게 계속 공유하면서 함께 창업을 하자고 설득 했습니다. 서비스를 만들려면 개발자와 기획자가 필요한데, 남편이 개발자 출신이기도 했거든요. 남편은 처음엔 ‘네 아이템이 매력적인지 잘 모르겠다’고 했어요. 결정타는 우리 서비스의 타겟인 예비 부모들을 집으로 불러 와 같이 밥을 먹기 시작한 거였습니다. 실제로 육아용품을 구매하는 데 돈을 얼마나 쓰는지, 육아용품을 고르는 데 어떤 어려움을 겪고 있는지 등 제가 설정한 문제에 대해 물어보고 구체적인 답을 들으니, 남편도 고개를 끄덕거리기 시작했습니다.

또 대학 시절 대외활동을 하며 만난 디자이너 친구에게 "페미니즘 가치에 기반을 둔 육아 서비스를 만들고 싶다”면서 미리 만들어 둔 디자인 가이드와 브랜딩 가이드를 보여주자 흔쾌히 합류해 줬습니다. 원래는 편집디자인을 하던 친구였지만, 마침 웹디자인이나 UI/UX 디자인을 해 보고 싶어 했던 터라 ‘아다리’가 잘 맞았습니다. 남편도 그렇고 디자이너도 그렇고 운이 좋았던 것도 있지만, 말로만 설득한 게 아니라 구체적으로 제가 만들고 싶은 서비스의 상을 직접 제시하며 설득한 게 나름 팀빌딩을 수월하게 해 줬습니다.

현실에 끌려가는 타겟팅은 노노, 현실을 만들어나가는 타겟팅

이렇게 해서 만든 베베템의 가장 큰 기조는 ‘육아는 노동이다’입니다. 육아나 모성을 뭔가 신성한 행위라거나, 번영을 위한 행위 등 미화하지 않고, 그냥 ‘노동’이라고 여기는 데에서부터 문제 해결의 각을 잡아보기로 했습니다.

image '여성 기획자 컨퍼런스'는 아이돌봄공간을 이용했다. 양효진 씨의 자녀는 이 날 아이돌봄공간을 이용한 유일한 아이였다.

‘(타겟을) 니치하게 잡아라’라는 말을 많이들 하십니다. 반면 요즘 (새로) 나오는 이야기는, “넷플릭스가 성별과 지역으로 타겟팅을 하는 일 만큼 쓰레기같은 일은 없다”는 말입니다. 평범한 타겟팅에서라면 육아는 대부분 2030 여성이 합니다. 베베템의 목표는 여성을 육아에서 해방시키는 건데, 이런 타겟팅으로는 애초에 만들어질 수 없는 서비스였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니치의 완전 반대인 ‘누구나’를 타겟으로 삼았습니다. “2030 여성만 육아를 하게 하는 건 옳지 않다, 누구나 육아용품을 쉽게 살 수 있어야 한다”는 거죠.

현실에 끌려갈 게 아니라, 베베템은 현실을 조금씩 바꾸는 쪽을 택했습니다. 모든 콘텐츠에서 ‘엄마’, ‘맘’, ‘퀸’ 따위의 단어 대신 ‘부모’, ‘양육자’, 핑크 대신 퍼플, 하트 대신 마름모꼴을 사용했습니다. 이건 마케터로서의 자존심이기도 했어요. 검색을 할 때도 구매자의 성별이나 연령이 아닌, 아이의 개월수만 알면 엄마든, 삼촌이든, 할머니 할아버지이든 누구나 필요한 아이템을 추천받을 수 있게 했습니다.

방구석에서 혼자 끙끙대지 않기

베베템을 기획하는 과정에서 가장 큰 실수는, 초기에 세운 가설을 1년 동안 검증도 안 하고 혼자 집에서 일만 했다는 점이었습니다. 처음엔 ‘가장 많이 팔리는 게 가장 도움 되는 제품일 것이다’라고 생각했는런데 실제로 아이를 키우는 분들을 만나 보니, “(뭐가 많이 팔리는지보다) 네가 생각하기에 가장 좋은 제품을 그냥 알려달라”고 하시더라고요.

누군가에게 피드백을 받으려면 서비스가 어느 정도 만들어진 뒤여야 한다고 생각해서 붙잡고만 있었던 건데, 그걸 너무 오래 끌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제야 투자자들도 만나 보고 잠재 소비자들도 만나러 다니기 시작했습니다.

돌아보면 내가 기획한 서비스를 내 자식이라고 생각한 탓이 컸습니다. 이제는 시작 단계에서부터 더 빨리, 더 가볍게 출발해야 한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린 스타트업’을 만들어 보라는 이야기를 괜히들 하는 게 아니더라고요.

돈은 저절로 굴러들어오지 않는다

두 번째 교훈은 좋은 서비스를 만드는 일과 돈 버는 일은 별개라는 점이었습니다. 처음부터 ROI를 고민하며 갔어야 하는데, 단지 ‘좋은 서비스를 만들고 싶다’에만 집중한 나머지 그런 건 생각도 안 했습니다. 초기 사업계획서를 다시 들춰 보면, 비즈니스 모델도 광고, 커머스, AI 등 엄청 많습니다. 각각에서 중요한 KPI가 모두 다르고, 그에 따라 콘텐츠의 내용도 완전히 달라져야 하는데 안이하게 갔던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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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늦게 러프하게나마 콘텐츠를 블로그에 올려 비즈니스 모델 테스트를 시작했습니다. 약 1000명이 와서 보고 댓글도 많이 달리더라고요. ‘아, 이 간단한 걸 왜 진작 안 했을까’ 생각이 들었습니다.

덕분에 지금은 비즈니스 모델을 광고로 확실히 잡고 거기에 맞는 서비스 기획을 하기로 탈바꿈 한 상황입니다. 이렇게 해 보고 안 되면 얼른 다음 아이템으로 가자고, 정말 ‘린’ 하게 가 보자고 해 놓은 상태죠.

작은 승리의 경험이 중요하다

저는 오늘 엄마이자 기획자이자 창업자로서 이 자리에 섰습니다. 처음 테크페미 쪽으로부터 요청을 받았을 땐, ‘나까짓 게 뭔데 여기 서나’ 싶었지만, 기혼 여자 페미니스트의 좋은 롤 모델이 없다는 생각이 들어 수락했습니다. 신문에는 ‘경단녀’같은 슬픈 이야기 또는 ‘백억 창업가’같은 (나와는 먼) 이야기만 나오잖아요. 그래서 저는 여러분께 (저와 같은) 자잘한 승리의 경험도 있다는 걸 보여드리고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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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그만두라고 할 때, 옆에서 한 명쯤은 ‘아니, 괜찮아, 계속 해 봐’ 해 주는 사람이 분명 필요해요. 그래서 여기컨 같은 모임도 필요하고요.

저도 창업을 결심하게 된 게, (출산과 육아로 인해) 경력이 끊겨서 그랬던 것도 컸거든요. 그럴 때 주변에 오래 회사를 다닌 분들이나, 창업을 해 오래 버틴 분들의 이야기가 용기 내는 데 진짜 도움이 많이 되더라고요.

‘아이가 아직 10개월인데 어린이집에 보내도 될까?’ ‘(일을 계속 하고 싶은데) 아이를 낳아도 될까?’ 고민하실 때, 나쁜 사례 뿐 아니라 좋은 사례도 함께 보면서 고민하셨으면 합니다. 작은 승리든 큰 승리든 학습하면서 계속 나아가는 게 중요합니다. 실패는 있어도 패배는 없으니까요.


기획자 7년, 7번의 이직 이야기

강미경, 야놀자 Product owner

  • 한 줄 요약: 실력이 우선이다.
  • 청중 리액션 한 줄 요약: 높은 연차의 기획자 선배가 없는 것, 누구의 문제일까?
  • 오픈카톡 리액션 한 줄 요약: 이직이 잦으면 경력 관리에 걸림돌이 되지 않나요?

나는 왜 맨날 짤릴까?

저는 7년 동안 일곱 번의 이직을 했습니다. 6개월 단위로 자리를 옮기기도 했죠. 대학에서 컴퓨터과학, 그러니까 개발을 전공하긴 했는데 적성에 전혀 안 맞았어요. 학보사에 꽂혀서 겨우 졸업을 했어요. 취업에도 별 관심이 없어서 필요한 준비를 안 해뒀다가, 중소기업에 지원했습니다. 배운 게 개발뿐이라 개발로 지원을 했다가, 기획에 더 맞겠다고 해서 기획자로 면접을 봤고, 첫 직장에 채용이 됐습니다.

1년차 시절엔 ‘잘리지만 않으면 다행’이라고 생각했는데, 첫 직장과 두번째 직장에서 모두 잘렸습니다. 그 다음엔 창업이나 해볼까 했는데, 사업을 한 2년 해 보니 저는 돈 버는 거랑 안 맞더라고요. 그런데 창업을 하면서 빚을 져서, 다시 기획자로 취업을 했는데 또 안 맞는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다른 더 재미있어 보이는 기획 자리로 옮겼습니다.

5년차에 프리랜서가 되겠다고 회사를 그만두고 나왔는데, 3개월 해 보니 안 되겠더라고요.(웃음) 다시 회사에 들어가야겠다 하고 있던 차에, 지인의 추천을 통해 현재 일하고 있는 야놀자에서 기획자 일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Q. 당신은 다음 중 어떤 유형의 기획자입니까?

일곱 번의 이직을 하면서 내가 어떤 사람인지 고민을 하게 됐습니다. 그러는 과정에서 기획자의 유형을 몇 가지로 나눠 보게 됐는데요.

  • 발산형 기획자는 아이디어가 샘솟는 사람들입니다. 다만 실행력이 부족하거나 완성도가 떨어질 수 있다는 단점이 있죠.
  • 보존형 기획자는 운영과 모니터링에 탁월합니다. ‘하던대로 하면 안 돼?’를 자주 말하는 사람들입니다.
  • 수렴형 기획자는 요구사항을 분류하고, 아이디어를 고도화 해 실행하는 데 능한 기획자입니다. 정리벽이 강점이지만, 그렇기에 강단있게 이야기를 던지는 사람과는 합이 잘 안 맞죠. 제가 바로 여기에 속하더라고요.

image 강미경 씨는 지금까지 거쳐 온 자리들을 분석해 자신이 어떤 유형의 기획자인지 파악했다.

기획자는 자신의 유형을 파악해, 스스로 잘 하는 것에 집중해야 합니다.

왜냐고요? 기획자는 디자인과 개발을 뺀 나머지 업무를 전부 해야 합니다. 아이디에이션도 해야하고, 프로토타입 개발도 해야하고, MVP 테스트도 해야하고, 다음 모델도 수립해야 하고... 특히 회사나 팀의 규모가 작을수록 기획자가 맡아야 하는 프로세스는 늘어납니다.

그런데 문제가 있죠. 기획은 10년차가 넘으면 대부분 관리자로 넘어가지만, 개발자는 계속 개발만 하다보니, 현업에서 기획자는 보통 5년차 정도가 많은데, 개발자는 10년차 이상인 분들도 많습니다. (이런 연차 갭 때문에) ‘기획자는 없는 게 낫다’는 등 기분 나쁜 말을 개발자들로부터 들어야 하는 일도 많습니다.

또 기획 포지션은 웬만해선 ‘뛰어나다’ 소리를 듣기도 어렵습니다. 3년차이지만 10년차만큼 업무를 장악하고 있어야 다른 직군 사람들과 함께 일할 수 있죠. 적당히 ‘이런 것 좀 해 봤어요’ 정도가 아니라, 어떤 개발자와 디자이너도 말로 이길 수 있는 정도는 돼야 실력있다는 소리를 듣습니다. 그래서 기획자에겐 자기가 어떤 유형에 속하고, 뭘 잘 하는지 빨리 파악해 그걸 살리는 게 중요합니다.

이직의 기술: 없는 포트폴리오 만들기

지금 여기 계신 분들 가운데 당장 이력서를 내라고 하면 내실 수 있는 분 계신가요? 한 일곱 명 정도 계신 것 같네요.

기획자는 포트폴리오 관리가 어렵습니다. 디자이너 혹은 개발자처럼 업무 결과물이 눈에 보이는 게 아니기 때문입니다. 또 (이전 직장에서 수행한 업무 내용에) 경영 관련 비밀이 들어가 있는 경우도 많아, 어디에 제출을 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포트폴리오 관리를 아예 못 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전 회사에 입사할 때, 포트폴리오를 내야 하는데 그 직전 회사가 직접 창업한 회사였기도 하고, 너무 어릴 때 쓴 기획서라 누군가에게 보여주고 싶지가 않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제 포트폴리오를 내는 대신 당시 지원한 회사의 서비스에 대한 역기획서를 작성해 제출했습니다.

메뉴를 전부 그리고, AI도 그리고, 플로우도 다 그렸습니다. 또 역기획 과정에서 발견한 버그나 개선사항도 전부 첨부했습니다. 이렇게 하면 흑역사를 공개할 필요도 없고, 뻔한 면접 질문도 없앨 수 있습니다. 한편 준비 시간이 오래 걸리고, (서비스가 계속 개선되므로) 한 시즌밖에는 활용할 수 없다는 단점도 있더라고요.

image 강미경 씨가 실제로 작성한 역기획서

또 한 가지 추천해 드리는 건, 블로그로 포트폴리오 만들기입니다. 관심있는 걸 정리하면서 공부도 되고, 실제로 제게도 블로그를 통한 입사지원 제안이 종종 들어오더라고요. 하지만 단점이 있다면 꾸준히 관리하기가 어렵다는 건데요, 한 번 블로그를 시작했다면 한 달에 한 번, 작은 글이라도 좋으니 인사이트 있는 걸 올려 두시면 큰 도움이 될 겁니다.

프로이직러 FAQ

기획자의 이직에 대해 자주 들었던 질문들에 대한 답변을 준비해 봤습니다.

  • 얼마 주기로 이직하는 게 좋나요?
    • 전 6개월 단위로 이직을 했습니다. 지금도 더 매력적인 곳이 나타나면 현재 다니고 있는 곳을 버리고 떠날 준비가 돼 있습니다. (웃음)
  • 근속기간이 짧으면 불리하지 않나요?
    • 안 맞는 곳에 오래 다닌 것도 어떻게 보면 감점 포인트라고 생각합니다. 안주한 거니까요. ‘여긴 더 이상 아니다’라는 판단이 들면, 미련 없이 나오는 게 낫다고 생각합니다.
  • 기획자도 사이드 프로젝트를 해야 하나요?
    • 물론입니다. 어떤 기획자도 회사에서 자기 기획을 100% 관철시키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회사 바깥에서 기획 연습을 해 보는 게 중요합니다. 대신, 짧은 사이클로라도 꼭 완성을 해 봐야 합니다. 그러기까지의 시행착오를 겪어 봐야, 회사 업무에 적용하든, 면접에서 썰을 풀든 써 먹을 데가 생깁니다.
  • 개발에 대해 아무것도 몰라요.
    • 그렇다고 기획을 못 한다는 건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개발자들도 개발 용어로 대화하지 않잖아요. “이렇게 넣어서 이렇게 뿌려줘~” 하는데 그걸 못 알아들을 이유는 없습니다. 개발을 모른다고 직접 개발을 배우겠다는 것도 비추입니다. 감귤이 먹고 싶으면 공판장에 가서 사면 되는 거지, 감귤나무를 심으러 제주도까지 갈 필요는 없잖아요. 의지에 달린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 추천할 만한 기획 관련 서적이 있나요?
    • 저는 그냥 다 읽어보시라고 합니다. 기획은 매우 많은 분야를 커버해야 하니까요.

이직을 두려워하지 마세요. 내가 일을 못 하는 게 아니라, 회사가 나랑 안 맞는 겁니다. (새로운 자리에) 지원을 하면 ‘불합’일 수 있어도, 지원하지 않으면 붙을 수도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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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이고 기획자이기에 앞서, 프로

  • 기획자로 10년차, 20년차 이상으로 경력을 잇기가 어려운가요? 어렵다면 왜인지, 주변에 고연차 여성 기획자가 있으신지 궁금합니다. (오픈카톡방 질문)
    • 강미경: 특히 여성의 경우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는 과정에서 경력이 떨어져 나가니 10년차 이상 여성 기획자를 보기 어려운 게 현실입니다. 하지만 경력단절 여부를 떠나 실력이 정말 뛰어나다면 시장이 다시 부른다고 생각합니다. 여성분들은 더 많이 노력해야 하는 게 현실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 회사 내에서 성차별적 이슈가 발생했을 때 어떻게 대처하시나요? (오픈카톡방 질문)
    • 강미경: 사실 저는 ‘페미니즘’이 뭔지 잘 모르겠습니다. 회사에서도 그런 (편집자주: 여성이라는 이유로 부당한 대우를 받는) 상황이 있을 수 있잖아요. 그럼 전 그냥 “너도 돈 받고 나도 돈 받고 일 하지? 똑같은 프로인데 왜 너는 나를 동료로 대하지 않고 여자로 대해? 프로답지 못하게”라는 태도로 받아칩니다. ‘너는 기획서나 쓰는 애잖아’라는 식의 말에도 마찬가지로 대했습니다. 이런 자세만 갖고 있어도 많은 개선이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사진제공=양효진, 강미경, 여성 기획자 컨퍼런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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