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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는 탄핵될 것인가

박상현 2017년 03월 13일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 소식은 전 세계적으로 실시간으로 빠르게 확산되었고 어느 나라보다 미국에서의 반응이 가장 빨랐다. 지난 해 말 도널드 트럼프의 당선 이후 쏟아져 나온 트럼프에 관한 온갖 소문과 취임 이후에도 계속되는 대통령답지 못한 언행 때문에 많은 미국인이 트럼프의 탄핵을 바라고 있기 때문이다. CNN을 비롯한 미국의 언론사들이 박근혜의 탄핵 소식을 전하면서 과연 미국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을 탄핵할 수 있는 것인지 검토하는 기사를 냈다. 과연 미국도 한국처럼 사상 유례없는 대통령 탄핵을 끌어낼 수 있을까?

가장 최근 들어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 가능성을 제기한 것은 시카고 트리뷴이다. 노아 펠드먼은 트리뷴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오바마 전 대통령이 자신의 선거 캠페인 사무실을 도청했다고 근거 없는 주장을 한 것은 후보 시절에 거짓 주장을 한 것과는 전혀 다르며, 언론의 자유를 보장하는 미 헌법 수정조항 제1조의 보호를 받을 수 없는 중대한 위법행위라고 설명했다.

펠드먼은 그런 대통령의 위법행위는 일반법으로 처벌할 수 없으므로 탄핵이라는 방법을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통령의 권한을 이용해 일개 시민이 된 오바마를 공격하는 것은 민주주의를 해치는 행위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브룩스의 예언

하지만 트럼프에 대한 탄핵요구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가장 유명한 것은 작년 말 트럼프의 당선 직후에 나온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 데이비드 브룩스의 글이다. 그 글에서 브룩스는 특정 법의 위반을 들지는 않았으나, 트럼프가 대통령직에 얼마나 부적격한지를 비판하고 나서 끝에 “하지만 이 사람(this guy)은 일 년이 되지 않아 사퇴하거나 탄핵을 당할 것이다. 그 미래는 생각보다 가까울 것”이라고 예언했었다.

물론 브룩스는 훌륭한 칼럼니스트이지만 트럼프에 대한 그의 예언은 항상 틀려왔던 것으로 유명하다. 그렇다면 트럼프에 대한 탄핵시도는 얼마나 구체적이고 어떤 혐의로 주장되는 것일까?

가장 중요한 이슈는 트럼프와 러시아, 특히 푸틴과의 밝혀지지 않은 관계다. 유출된 첩보문건에서 주장하는 바가 맞는다면 트럼프는 푸틴에게 중대한 약점이 잡힌 것이고, 그 문서가 근거가 없다하더라도 당선된 이후 계속 밝혀지고 있는 트럼프 주위 인물들의 러시아와의 친밀한 관계는 야당인 민주당 의원들만이 아니라, 공화당 의원들까지 나서서 철저한 조사를 요구하고 있다. 현재 진행 중인 조사가 얼마나 깊은 비밀을 캐낼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

게다가 트럼프 대통령은 기업가로서의 이익과 공직자로서의 이익을 구분하지 않고 당선 후에도 워싱턴 D.C.의 호텔을 홍보하는 등, 이해의 충돌(conflict of interest)을 끊임없이 일으키고 있는 중이다.

한국과는 다른 절차

문제는 CNN이 지적하듯 미국의 탄핵절차는 한국과 다르다는 점이다. 한국은 국회가 의결하고 헌법재판소가 파면여부를 결정하지만, 미국의 대통령 탄핵은 의회에서 결정하게 되어 있고, 현재 상하 양원에서 여대야소의 우위를 누리고 있는 공화당 의원들이 트럼프의 탄핵에 찬성하여 3분의 2의 표를 줄 리는 없다는 것이다.

지난달 13일, 뉴욕타임스는 34명의 정신과 의사들이 서명한 짧은 편지 하나를 게재했다. 편지는 트럼프의 언행을 보면 자기 생각과 다른 의견들을 참지 못하며 분노한 반응으로 이어지며, 타인과의 공감 능력이 없다고 지적한다. 더 나가 그런 사람들은 자신의 정신적 상태에 맞게 현실을 왜곡하기 때문에 큰 권력을 갖는 리더에 적합하지 않으며, 대통령직을 수행할 수 없다고 진단한다.

민주당의 앨 프랭큰 상원의원은 트럼프의 "심각한 정신적 불안정”을 이유로 그를 대통령직에서 끌어내려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굳이 탄핵을 거치지 않아도 직무정지가 가능하다고 설명한다. 헌법 수정조항 25조에 따르면 부통령과 내각의 과반수가 의회에 편지를 보내어 대통령의 직무정지를 요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트럼프가 직접 선택한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그런 선택을 할 리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복잡한 미국의 법은 대통령의 상태가 직무수행에 적절하지 못하다고 판단될 경우 부통령의 동의 없이도, 탄핵이라는 절차 없이도 직무 정지할 수 있는 방법을 열어두었다.

하지만, 미국의 공화당은 지난 대선에서 트럼프의 당선을 막을 수 있는 다양하고 복잡한 법적 절차를 꺼냈지만, 궁극적으로 막지 못했다. 결국, 트럼프의 사퇴, 혹은 탄핵은 여론의 요구에 의한 공화당 의원들의 행동이 없이는 불가능하다. 하지만 한국에서와 같은 불같은 여론이 일어나기에는 아직 트럼프 대통령의 혐의가 충분히 증명되지 않았다.